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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센터백으로 유명했던 제이미 캐러거는 한 방송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풀백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윙어가 되는데 실패했거나, 센터백이 되는데 실패했거나"
같이 방송에 출연한 게리 네빌을 향한 농담이 섞인 발언이겠지만, 과거 캐러거가 주로 활약하던 시기 풀백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풀백 혹은 윙백은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포지션으로 정의됐습니다.
파올로 말디니와 카푸, 호베르투 카를로스 등 위대한 측면 수비수들도 존재했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측면 수비수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알베스의 등장
허나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수비진이 갈수록 중앙 밀집화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측면 자원들의 가치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흐름 속에 다니 알베스가 등장합니다. 세비야에서 이미 리그 정상급 풀백으로 자리매김한 알베스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대폭발합니다.
윙어처럼 움직이면서 공격 지역에서 차이를 만드는 알베스의 기술과 폭발력에 전 세계가 매료됐습니다.
당시 한 평론가는 "리오넬 메시 다음으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는 알베스다"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알베스의 등장으로 인해 풀백은 그 어떤 포지션보다 매력적이라 것이 증명이 됐습니다.
동시에 애슐리 콜과 릴리앙 튀랑 등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이 맞춰진 풀백 유형은 점점 사라지게 됐습니다.
팀의 색깔을 규정하다
알베스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비슷한 시기부터 공격적인 풀백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르셀로를 비롯해 필림 람과 마이콩, 파트릭 에브라 등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수비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능력은 물론이고 공격적인 재능도 가진 풀백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왕성한 활동량과 강인한 체력도 풀백이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이 됐습니다.
심지어 플레이 메이커 기질까지 가지고 있으면 그 풀백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사실상 풀백이 미드필더로써 기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풀백들은 팀의 색깔을 규정할 정도로 입지가 성장했습니다.
풀백이 공격적인지 아니면 수비적인지에 따라 팀의 전체적인 스타일이 결정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갈수록 전환의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필연적으로 공수를 오가야 하는 풀백들의 기량은 팀의 전체적인 퍼포먼스에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됐습니다.
현대 축구에서 모든 포지션이 중요하지만, 강팀의 마지막 퍼즐은 사실상 우수한 풀백 혹은 윙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로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제 풀백은 윙어나 센터백이 되지 못한 이들의 포지션이 아닌 축구의 중심이 될 수 있는 포지션으로 변모했습니다.
풀백, 유로와 코파 아메리카의 차이
당장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유로 2021와 2021 코파 아메리카만 봐도 풀백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유로의 경우 포르투갈과 프랑스, 벨기에 등 우승 후보들이 생각보다 낮은 단계에서 탈락했습니다.
예상보다 부진한 팀들은 공통적으로 강력한 척추 라인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에 비해 빈약한 측면 수비수들의 역량으로 인해 조기 탈락의 쓴맛을 봤습니다.
반면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높은 위치까지 올라선 국가들의 경우 풀백들의 맹활약이 빛났습니다.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호르디 알바, 자신의 가치를 드디어 제대로 입증한 루크 쇼, 이번 대회를 통해 '대박 스타' 반열에 오른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 등이 조국의 영광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 선수들 이외에도 독일의 로빈 고젠스, 오스트리아의 다비드 알라바 등도 우수한 퍼포먼스로 힘을 과시했습니다.
풀백들의 멋진 플레이 덕에 소위 역대급 '꿀잼' 경기로 가득했던 이번 유로입니다.
반면 코파 아메리카의 경우 특별히 눈에 띄는 풀백이 없었습니다.
결승전에서 맞붙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도 풀백들이 공격 지역에서 차이를 만드는 장면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무관중이라는 원인이 크지만, 이번 코파 아메리카가 과거와 달리 다소 박진감이 떨어지는 것에는 풀백들의 공격력 부족이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풀백들의 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 중입니다. 캐러거가 이제 풀백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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