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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국 축구의 '별'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영면했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건강함을 알렸던 유상철 전 감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한국 축구계가 침묵에 빠졌습니다.
단언컨데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였던 유상철 전 감독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미드필더의 표본
유상철 전 감독은 선수 시절 미드필더의 '표본'과 같았습니다.
왕성한 활동량은 기본이고, 다양한 능력을 두루 갖춰 90분 내내 경기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었죠.
유럽의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가 과거에 했던 발언에서 유상철의 위대함을 알 수 있습니다.
미드필더란 무엇인가에 대해 안첼로티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안첼로티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넓은 시야와 플레이의 전개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우수한 전술안이다. 공격과 수비 어느 한쪽의 국면에서든 다음 플레이를 정확히 예측해서 볼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이 요구된다. 수비의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지셔닝, 공격의 국면에서는 정확한 플레이의 선택. 모두 기술이 아닌 전술의 영역에 속한 사항이다"라고 말했죠.
또한 "높은 볼스킬이 있느냐 없느냐는 그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의 선택을 실수하지 않는 것. 미드필더는 발보다도 머리 쪽이 중요한 포지션인 것이다. 피지컬 면에서는 90분 내내 끊임없이 움직이는 다이나미즘과 지구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멘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쟁심이다. 추가로, 정확한 단거리용 패스워크, 그리고 가능하다면 롱패스, 이것들 모두를 높은 레벨로 갖춘 선수야말로 이상적인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안첼로티의 말이 정답은 아니지만, 유럽을 대표하는 명장다운 식견이 돋보이는 발언입니다.
이 틀에서 봤을 때 유상철은 매우 훌륭한 미드필더였습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평균 이상으로 해냈고, 영리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속였습니다.
투쟁심과 지치지 않는 체력은 유상철에게 기본값이었습니다.
그는 한국 축구가 궤도에 올라온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간 진정한 미드필더였습니다.
모든 감독의 '꿈'
유상철은 단순한 미드필더가 아니였습니다.
팀 사정에 따라 공격수로도, 수비수로도 활약하는 진정한 의미의 미드필더이자 살림꾼이었습니다.
유상철은 선수 시절 총 3번의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습니다. 놀랍게도 수비수(1994년)로 한 번, 미드필더(1998년)로 한 번, 공격수(2002년)로 한 번 선정되며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임을 인정을 받았습니다.
간혹 공격수로 선수 경력을 시작했던 선수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비수로 성공하는 경우(김주성)는 있어도 유상철처럼 수비로 시작한 선수가 말년에 공격수로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만큼 유상철은 특별하고 위대한 선수였습니다.
그의 능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김남일과 함께 중원을 지키는 미드필더로 경기를 시작한 유상철은 63분 김태영이 교체 아웃이 되자 그를 대신해 왼쪽 스토퍼로서 경기를 뛰었습니다.
이후 홍명보가 교체 아웃되자 이번에는 최진철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서 홍명보의 빈 자리를 메웠습니다.
이후 또 한 번 차두리의 교체 투입으로 팀의 전형이 바뀌자, 이번에는 쓰리백의 리베로 위치에서 활약했습니다.
어떤 위치에서든 정확한 플레이로 팀을 도왔고, 히딩크호가 이탈리아를 꺾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월드컵 16강전이라는 살 떨리는 경기에서 무려 4개의 포지션을 소화한 유상철이었습니다.
그는 모든 감독의 '꿈'과 같은 선수였습니다.
한국 축구 최고의 미드필더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유상철은 단언컨데 한국 축구의 최고의 미드필더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축구 최고의 미드필더가 누구인가'에 대해 논쟁하곤 합니다.
최근 분위기는 기성용이 유상철을 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더군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기성용도 특별한 선수지만, 유상철이 보여준 꾸준함과 임팩트는 기성용 못지 않았습니다.
특히 국가대표팀에서 유상철은 감독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해낸 선수입니다. 타의 모범이 되는 자세도 높이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유상철이 1998년과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또한 한국 축구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필자는 감히 한국 축구 최고의 미드필더로 유상철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필자는 물론이고 많은 축구 팬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물했던 유상철 전 감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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