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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심장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10월 30일 알라베스와 리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아구에로는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가슴 쪽에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서 물러났습니다.
부정적인 소문이 계속해서 돌았고, 소문대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아구에로의 선택은 결국 은퇴였습니다.
한때 유럽을 뒤흔들었던 공격수의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구에로의 오랜 기간 보여준 놀라운 플레이와 비례하는 격려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축구계를 뒤덮고 있습니다.
필자도 아구에로가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던 순간을 되짚어보며 그의 빛나는 미래를 응원하고자 합니다.
1. 조국에 트로피를 안기다 (2007 FIFA U-20 월드컵 결승전 vs 체코)
어린 시절부터 아구에로는 아르헨티나가 주목하는 공격수였습니다.
이미 2005년 U-20 월드컵 우승 멤버였던 아구에로는 2007년에도 대회를 참가해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2005년의 주인공이 '친구' 리오넬 메시였다면, 2007년 대회의 주인공은 아구에로였습니다.
특히 체코와 결승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아구에로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순간, 빠른 침투와 정확한 마무리로 동점골을 잡아냈습니다.
기세를 타고 역전까지 성공한 아르헨티나는 두 대회 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2. 유럽 무대도 두렵지 않아 (2007-2008 시즌 리그 26라운드 vs 바르셀로나)
2006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으며 처음으로 유럽에 입성한 아구에로는 빠르게 자신의 가치를 키웠습니다.
첫 시즌은 다소 고전했지만, 이듬해부터 대폭발하기 시작합니다.
꾸준한 득점력으로 스페인 라리가를 폭격하던 아구에로는 2007-2008 시즌 리그 26라운드 FC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강력하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2골을 잡아냈고, 재치 넘치는 패스로 막시 로드리게스의 득점을 도왔습니다.
PK도 얻어내며 디에고 포를란의 추가골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의 가슴 속에 아구에로의 이름이 깊게 박히는 순간이었습니다.
3.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 vs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하던 아구에로는 2008년에 소위 '사고'를 칩니다.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 숙적 브라질을 만났는데, 아구에로는 2골과 1개의 PK를 얻어내며 상대를 박살냈습니다.
당시 브라질에는 호나우딩요라는 당대 최고의 선수가 있었지만, 이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아구에로였습니다.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도 브라질을 상대로 아구에로가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기에 더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4.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를 울리다 (2008-2009 시즌 리그 25라운드 vs 바르셀로나)
2008년을 기점으로 라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된 아구에로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2008-2009 시즌에도 우수한 득점력으로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왕조'를 구축하기 시작한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도 가치를 증명합니다.
이날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먼저 2골을 허용했지만, 아구에로와 포를란으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의 힘으로 4-3 역전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엄청난 속도와 침착한 마무리로 2골을 엮어낸 아구에로의 위력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5. 유럽의 왕자로 등극 (2009-2010 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vs 풀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같이 성장하던 아구에로는 2010년 큰 트로피를 획득했습니다.
시즌 내내 다소 들쑥날쑥한 활약을 보였지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도왔습니다.
당시 절정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포를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아구에로가 유럽 입성 이후 처음으로 가져온 타이틀이기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6. 유럽 챔피언을 무너뜨리다 (2010-2011 시즌 UEFA 슈퍼컵 vs 인터 밀란)
2009-2010 시즌 유로파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2010-2011 시즌 UEFA 슈퍼컵에 참여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또 한 번 환하게 웃습니다.
상대는 '트레블'을 이룩하며 역사를 만든 인터 밀란이었습니다.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아구에로는 적극적인 자세로 62분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의 득점을 도왔고, 경기 막판에는 추가골까지 잡아냈습니다.
유럽 챔피언 인터 밀란의 높은 콧대를 제대로 박살낸 아구에로의 플레이였습니다.
7. 아구에로로로로!! (2011-2012 시즌 리그 38라운드 vs QPR)
2011년 EPL의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아구에로는 첫 시즌부터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영국 무대에 처음 발을 디뎠지만, 적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었습니다.
절정은 역시 리그 최종전이었던 38라운드였습니다.
당시 승리를 거두며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리그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맨시티였지만, 90분 정규 시간이 끝날 때까지 맨시티는 1-2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추가 시간에 에딘 제코의 동점골이 터지고 모두가 극적인 역전 골을 바라던 순간, 아구에로가 등장했습니다.
마리오 발로텔리의 패스를 받은 아구에로는 전매특허와 같은 니어 포스트로 향하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습니다.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득점으로 거론되는 골을 아구에로가 만들었습니다.
아구에로 덕에 실로 오랜 기간 염원했던 트로피를 거머쥔 맨시티는 2021년 현재까지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아구에로가 맨시티의 시대를 열었음은 분명합니다.
8. 독일의 왕을 잡아내다 (2014-2015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vs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의 얼굴이 된 아구에로는 모든 대회에서 자신의 득점력을 보여줬습니다.
별들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구에로는 빛났습니다.
2014-2015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독일의 왕'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포효했습니다.
3골과 더불어 상대 수비수 퇴장까지 이끌어낸 아구에로의 퍼포먼스는 엽기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아구에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한 두 번의 해트트릭 중 한 번이기에 더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9. 드디어 월드컵에서 골을 넣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vs 아이슬란드)
2018 러시아 월드컵 전까지 두 번의 월드컵에 참여한 아구에로는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득점은 고사하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습니다.
절치부심하며 참가한 2018년 대회에 결국 꿈에 그리던 골을 잡아냈습니다.
아이슬란드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본인의 '클래스'를 여실히 보여주는 왼발 슈팅으로 선제 득점을 터뜨렸습니다.
이 득점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약해진다는 세간의 평가를 어느 정도 지울 수 있는 중요한 득점이었습니다.
10. '클래스'는 영원하다 (2018-2019 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 vs 스완지 시티)
1988년생인 아구에로는 떨어진 속도와 부상 문제로 인해 서서히 맨시티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허나 '클래스'는 영원했고, 아구에로는 이를 증명했습니다.
2018-2019 시즌 FA컵 8강에서 스완지 시티를 만난 맨시티는 전반전에만 2골을 내주며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64분 리야드 마레즈 대신 그라운드에 투입된 아구에로가 모든 것을 바꿨습니다.
투입되고 곧바로 베르나르두 실바의 득점을 도운 아구에로는 78분에는 PK 기회도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깔끔한 헤더 득점으로 놀라운 역전 승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아구에로 덕에 구사일생한 맨시티는 결국 챔피언까지 등극하며 FA컵에서 약하다는 오명을 지우는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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