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격파한 사비, 명장의 냄새가 난다

바르셀로나가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FC 바르셀로나는 지난 20일(현지시간)에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와 2021-2022 스페인 라리가 29라운드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레알을 상대로 5연패를 당했던 바르셀로나이기에 더더욱 기분 좋은 승리었습니다.

 

반면 여러모로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던 레알은 라이벌에게 덜미를 잡히며 분위기가 한풀 꺾이게 됐습니다.

 

속도감 넘치는 바르셀로나

이날 바르셀로나는 '속도'로 레알을 압도했습니다.

 

망설임이 없는 직선 패스로 빠르게 양 쪽 측면에 위치한 페란 토레스와 우스망 뎀벨레에게 공을 공급했고, 윙어들은 과감한 공격으로 레알의 풀백들을 흔들었습니다.

 

단순히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발만 믿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의미가 떨어지는 후방 패스보다는 기회가 생기면 과감한 패스로 상대 수비진의 배후를 흔들었습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공수 전환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데 있어 속도에 문제가 있었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플레이었습니다.

 

항상 느릿느릿한 공격 속도와 전개로 골머리를 앓았던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전 세계에 선포했습니다.

 

약점을 지우다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맹활약이었습니다.

 

빠른 노쇠화로 인해 더 이상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부스케츠는 이번 경기에서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부스케츠는 노련하게 상대 공격의 길목을 차단했고, 정확하고 신속한 패스로 팀 공격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신체 능력의 저하는 여전했지만, 그 약점을 뛰어넘는 '클래스'를 보여준 부스케츠에게 찬사가 쏟아지는 중입니다.

 

사비의 몫

바르셀로나의 이러한 극적인 반전에는 단연 사비 감독이 있습니다.

 

시즌 중도에 부임한 사비 감독은 의심의 눈초리 속에 지휘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장기간 팀을 이끌 적임자로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사비는 전체적인 팀의 에너지 레벨을 향상 시키고, 수준 높은 전방 압박을 구사하면서 현대 축구 트렌드를 단기간에 팀에 적용시켰습니다.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 위대한 성공을 거둔 이후, 그 방식에 다소 매몰된 모습을 보였던 바르셀로나를 순식간에 바꿔낸 사비 감독입니다.

 

그렇다고 바르셀로나를 관통하는 '크루이프즘'을 버린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사비 감독은 크루이프즘의 기본을 착실히 지키며 팀의 전통까지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주어진 선수단에서 최상의 선택을 내린다는 점입니다.

 

당장 부스케츠의 활약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페드리와 프랭키 데 용의 활동량으로 부스케츠의 약점을 가려주고 강점을 극대화 시킨 사비 감독입니다.

 

드리블의 섬세함이 떨어지는 뎀벨레에게는 넓은 공간에서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며 그의 폭발력을 끄집어내기도 했습니다.

 

시즌 중에 감독직을 맡았음에도 선수단의 현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들고 오는 모습은 베테랑 감독의 향기를 느끼게 할 정도입니다.

 

 

감독 사비와 바르셀로나의 동행은 이제 시작입니다.

 

장밋빛 미래만을 그리기에는 아직 사비 감독은 검증을 더 받아야 합니다.

 

다행히도 사비는 명장의 냄새를 풍기는 중입니다.

 

사비가 한 시대를 마치고 내려오던 바르셀로나를 어디까지 인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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